송로버섯

송로버섯

영국 케임브리지대와 마이코리잘시스템(Mycorrhizal Systems Ltd, MSL) 연구진은 지중해 검은 송로버섯을 영국에서 재배하는 데 처음으로 성공했다고 밝혔습니다. 지금까지 가장 높은 위도에서 검은 송로버섯을 재배한 결과라는 점에서 영국의 많은 지역에서 재배가 가능하게 된 것입니다. 연구결과는 ‘기후 연구’ 11월 2일자 온라인판에 실렸습니다.

검은 송로버섯은 세계에서 가장 값비싼 음식재료 중 하나로, 1㎏ 당 1700파운드(약 250만 원)나 합니다. 검은 송로버섯은 강렬한 향과 향기로 유명하지만 키우고 수확하는 데 까다롭고 시간이 많이 걸린다는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더구나 보통 지중해성 기후대에서만 자라는데 하지만 지중해의 서식지가 장기적인 기후변화로 인해 가뭄의 영향을 받으며 수확량이 감소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세계적인 수요는 계속 증가하고 있다는 점에서 송로버섯 산업은 향후 10~20년 사이 해마다 45억 파운드(약 6조 6000억 원)의 가치가 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연구진은 사우스 웨일즈의 몬머스셔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현지 농민들과 협력해 MSL이 운영하는 프로그램을 진행했습니다. 9년의 기다림 끝에 2017년 3월 첫 송로버섯이 ‘벨라’라는 숙련된 개를 통해 수확됐습니다. 이때 지중해 참나무 뿌리 체계에는 송로버섯 생산을 높이기 위해 처리한 아로마틱 곰팡이가 자라고 있었습니다. 유전적으로 면밀히 분석한 결과, 벨라가 발견한 것은 진짜 ‘페리고드 검은 송로버섯(Tuber melanosporum)’인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검은 송로버섯은 석회암 함량이 높은 토양에서 나무의 뿌리 체계와 공생 관계를 거치며 성장합니다. 주로 스페인 북부나 프랑스 남부, 이탈리아 북부에서 발견돼 왔는데 훈련받은 개나 돼지가 냄새를 맡고 찾아내는것으로 유명 합니다. 자연적으로 얻는 것 외에는 참나무나 개암나무 모종에 포자를 접종하고 석회암 토양에 심어 재배해 왔습니다. 하지만 재배를 통해서 송로버섯이 자라날 것이라는 보장은 없었습니다.

공동저자인 울프 분트겐 케임브리지대 지리학과 교수는 “ 농부들에겐 위험이 큰 투자였다. 사람들은 수 세기 동안 송로버섯을 먹었지만 송로버섯이 나무와 어떻게 상호작용하며 어떻게 자라는 지에 대해서는 거의 알지 못했다 ”며 “땅속에서 일어나는 일인 만큼 송로버섯이 다른 환경 조건에 영향을 받는지 또 물을 주는 최적의 시간이 언제인지 알 수 없었다. 과학이 없었기 때문에 진전이 느렸던 것 ”이라고 말했습니다.

교신저자인 폴 토마스 MSL 박사와 영국 스털링대 연구진은 현지 농민과 협력해 지난 10년간 영국에서 송로버섯을 재배해왔습니다. 2015년 MSL은 영국이 원산지인 브루고뉴 송로버섯을 재배하는데 성공했습니다. 이번에는 보다 가치 있는 페리고드 검은 송로버섯을 북부 해양 환경에서 재배하는 데 성공하는 성과를 거뒀습니다. 이번에 사용한 나무는 2008년 심은 지중해 참나무였고 이 나무를 심기 전에 송로버섯 포자를 접종하고 주변 토양을 석회로 처리해 산성도를 줄였습니다.

토마스 박사는 “ 이것은 세계에서 가장 맛이 좋은 송로버섯 중 하나로서, 산업 잠재력이 엄청나다 ”며 “송로버섯 포자가 생존하는 지 확인하기 위해 나무를 심었던 것인데, 지중해 송로버섯이 실제로 영국에서 자랄 것이라곤 생각하지 못했고 합니다.

연구진은 검은 송로버섯이 기후변화로 인해 원산지인 지중해 밖에서도 자랄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분트겐 교수는 “ 종들마다 기후변화에 반응하는 규모와 속도가 다르다. 이 과정에서 종종 생태학적 불일치가 발생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곤충은 빠르게 움직일 수 있지만 그들이 먹고 사는 식물은 그렇지 않은 경우가 있다. 송로버섯은 변화에 빠르게 반응하는 종 가운데 하나일 수 있다 ”고 설명했습니다.

토마스 박사는 “ 이번 재배는 송로버섯의 기후 내성이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크다는 것을 보여준다. 하지만 여전히 기후변화로 인한 결과일 가능성이 있다. 영국의 일부 지역(케임브리지 주변 포함)은 현재 재배에 적합하다 ”며 “송로버섯은 주가 되는 나무와 함께 매우 가치 있는 작물임과 동시에 보존 및 생물 다양성을 위해서도 중요한 요소”라고 말했습니다.